우체국에서 우체국에서 우편번호 책의 낯익은 지명(地名)이 보이자 엽서 한 장에 차마 쓰지 못한 그리운 마음이 먼저 그대를 만나러 갑니다 손순자 시집 <소요산 연가> 중 에서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6.15
오아시스 오아시스 다시 한 번 뜨거운 여름이 찾아와 주길 소망하는 것은 그대 향한 기다림이 아직 끝나지 않은 까닭이다. 손순자 시집 <소요산 연가> 중 에서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6.12
대룡훼리 선상 (船上)에서 대룡훼리 선상 (船上)에서 손순자 詩 사람보다 먼저 길게 줄 서서 순서를 기다리던 보따리장사들 빈 가방의 주인이 나타나고 평택항이 아스라이 멀어지면 어느 틈에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을 한 이들은 창가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마작을 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들은 텔레비전을 보며 맥주를 마시기..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5.16
오월의 하루 오월의 하루 비가 오는 날은 삼겹살이 땡긴다 며 세 식구가 모여 앉아 파티를 끝낸 다음 날 아들의 ‘미니 홈피’ 에 들어가니 어느새 홈 주인이 다녀갔다. “Today is... ‘그냥’ 비가옴, 잠두옴, 배고픔, 보고픔, 5月은 가정의 달, 효도합시다.” 방명록에 “아들아! 잘 지내지? 보고 싶다.” 라는 메모도..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5.07
오월 오월 아카시아 하얀 꽃이 머리 위에서 나풀거리며 온 몸 으로 유혹 하는 날 대문 밖 짧은 나들이 “자! 홍콩 여배우처럼 요염하게....” 포즈를 잡아 보라던 그 말에 사진속의 女子가 웃고 있다. 한 컷의 쑥스러운 미소 속에 다른 하나의 얼굴이 스쳐간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섰더라면 서로에..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5.05
오월 편지 오월 편지 목련꽃 진 자리 새 잎 피어난 창가에 앉으면 처음 그대를 만나던 날 생각이 납니다. 거친 항해 끝에 조우하는 무공해의 햇살처럼 순수한 모습이 퐁퐁 솟아오르는 맑은 분수대의 경쾌함을 닮은 음성이 때로, 무거워지거나, 따스해 지거나, 아플 때 그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슬쩍 외면하고..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5.01
猫 (고양이) 2 새끼들 젖 먹이느라 “나비야!” 부르면 겨우 “에~엥” 하고 대답만 하곤 얼굴도 안 내밀더니 우유 가지고와 “나비야 우유 먹어” 하면 쏜 살같이 내려 온다 “젖 먹이려면 많이 먹어야지” 우유 먹는 사이에 박스를 몰래 들여다보니 어미 닮은 새끼 두 마리와 노란 털을 가진 새끼 한 마리가 눈도 ..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4.29
猫 (고양이) 猫 (고양이) 2008년 4월 25일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는데 어디에서 배웠을까 누구에게 들었을까 저 혼자 태를 끊고... 제 새끼의 몸을 구석구석 핥아주고 젖을 물리는 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200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