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암 저수지 시/손순자 그 곳에 가면 ‘아프로디테’ 와 ‘헤스티아’ 를 만날 수 있으려나 길게 이어진 좁은 길은 달려갈수록 낯설다 여신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아 따스한 햇살 품은 칼바람은 시리고 ‘호수의 집’ 은 덩달아 쓸쓸한데 태봉국을 빼앗긴 궁예의 한탄, 하늘의 구름, 뾰족한 나무들 길고 긴 그림자 모두 품은 채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시치미를 뚝 떼는 저수지에서 그리스 여신들 흔적을 찾아 온 사람들은 별에서 왔다는 도민준 과 천송이 를 만나 겹겹의 세월 살아오면서 희미해진 반짝이던 젊은 날을 그리며 첫 눈 과 만날 그 날을 기다린다. * 시작(詩作)노트 : 코로나19에 갇혀 지내던 어느 날, 남편이 우연히 TV 를 시청하다가 만난 예능 ‘갬성캠핑’에서 여성연예인 6명이 그리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