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인
손순자 詩
자연인으로 살고 싶어요.
문명의 지구 한쪽
여백과 같은 이곳에서
가난이 빚어내는 비극은
늘상
여자가 주인공이지요
서러운
서러운 여자랍니다
물 흐르듯 살고 싶어요.
삶이 주어지는 대로
하루 세 끼 차파티 (CHAPATI) 와
사리 한 벌이면
감히
목소리도 높이지 않을 겁니다
“꼬미 바뜨네히!” (No problem!)
인도 여자랍니다
오늘은 목화밭
내일은 옥수수 밭
목마른 한 그루 나무
한 줌 모래로 살다
가녀린 손목에 팔찌 하나면 어때요
일몰의 갠지스 강
종소리와 함께
저물어 갈래요
인도,
인도 여자랍니다
2000년 11월
손순자 시집 <소요산 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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