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운동장에서
손순자 詩
1번과 2번 라인 사이
싱그런 바람을 가르며
한 바퀴 걷는데 5분, 이라며
전광판 시계가 알려 준다
이런 저런 생각 속에 빠져들어
실실 미소 지으며
네 바퀴째 걷고 나니
전광판 시계가 지쳐
더디 가는 걸까?
4분, 이라고 알려 주니
가끔씩 보폭을 잃고 휘청거리던
다리가 어느새 안정을 찾는다
어쩌다 핸드폰이 와도
숨소리 고르며 받아도 되는
종합운동장에서
오늘도 열 바퀴 걸었다고
숙제 검사 맡듯이
그대 에게 자랑하면
“참 잘했어요.” 라고
동그란 도장 찍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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