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종합운동장에서

白松/손순자 시인 2009. 3. 5. 18:56

 

 

 

종합운동장에서


손순자 詩


1번과 2번 라인 사이

싱그런 바람을 가르며

한 바퀴 걷는데 5분, 이라며

전광판 시계가 알려 준다

이런 저런 생각 속에 빠져들어

실실 미소 지으며

네 바퀴째 걷고 나니

전광판 시계가 지쳐

더디 가는 걸까?

4분, 이라고 알려 주니

가끔씩 보폭을 잃고 휘청거리던

다리가 어느새 안정을 찾는다

어쩌다 핸드폰이 와도

숨소리 고르며 받아도 되는

종합운동장에서

오늘도 열 바퀴 걸었다고

숙제 검사 맡듯이

그대 에게 자랑하면

“참 잘했어요.” 라고

동그란 도장 찍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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