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고마워요 요양병원

白松/손순자 시인 2016. 3. 8. 22:58

고마워요 요양병원


                         시/손순자

 

엄마의 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칠남매 번듯하게 키워놓고

자식, 손주 자랑하고 효도 받으며

이제 여생을 즐길 나이에

 

언제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으니

생업을 포기하고 매달릴 수도 없고

아무리 깊은 효심이어도

긴 병 앞에 버티기 힘들다는데

 

나 이제 퇴원하면 어디로 가냐?.”

고관절 수술 후 퇴원을 앞두고

엄마가 가야 할 곳이 어딘지?

하소연 할 곳 없어 끙끙대며

매일 밤 악몽을 꾸었다

 

 

엄마의 깊은 속마음은

까맣게 모르는 체

아니,

모르는 체 하면서

   

반 강제로 요양병원 으로 모신지 1

봉양의 의무도, 부부 사이의 갈등도

가족들의 정신건강도 문제없이

우리 모두의 삶이 안온해졌다

  


월간 동두천문학 2016년3월호 (통권197호) 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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