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며칠 전 바람, 오늘은 비

白松/손순자 시인 2008. 6. 24. 00:24
며칠 전 바람, 오늘은 비


손순자 詩


오랫동안 사랑하던 것들을
떠나보낸 뒤
이름마저 잊어버린 채
고개 숙여 괴로워하던
기~인 불면의 밤을
이젠 잊어야 하나

새로이
사랑해야 할
무수한
연두 빛 낱말들을 위해
오늘은
마음을 열어야 하나

귓전을 간질이 는
촉촉한 속삭임
새침하게 앙다문 수줍음마저
어쩔 수 없이
천둥처럼 밀어닥칠 꽃 사태를
이제는 예감해야하나

손순자 시집 <소요산 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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