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다 림
詩 이운룡
기다림이란 나와 당신이
가까워지고 있는 시간의 틈새다
가까이, 좀더 가까이를 홰치며
만나기 위해 기다림의 너트를 조인다
시간을 늦추거나
이미 다른 길로 마음을 휘었다면
십 년 백 년을 기다렸다 해도 기다린 것이 아니다
목마른 시간만 허공으로 날렸을 뿐
기다림이란 참는 아픔이다
아픔이 없는 화살은 순간을 못 참아
긴 시간을 뚫고 날아간다.
가서 뉘 가슴 한 복판을 뚫는다, 하지만
부활의 시간은 영원을 참는다
당신을 기다린다, 영원의 후일까지
나는 얼마나 많은 목숨을 소화해야 할까
주검이 눈동자를 파낸다, 해도
나의 기다림은 썩지 않을 빛일지니
당신을 기다린다
영원 그 후일까지.
이운룡 시집 <산새의 집에는 창이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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