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골일기

[스크랩] [弔詩]천국의 언어로 쓴 시를―황도제 시인을 애도하며/임보

白松/손순자 시인 2009. 1. 7. 00:10

 

 

삼가 황도제 시인의 명복을 빌면서

 

 


 

 

 조시

천국의 언어로 쓴 시를

―황도제 시인을 애도하며

                                                                                 임 보

 

2009년 새해를 맞는 이 벽두에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식인가요?

누구나 한번은 다 가는 길이지만

이렇게 서둘러 떠나시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어수선한 세상 보기 싫었던가요?

약삭빠른 사람들에게 실망이 너무 컸던가요?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군요.

어쩌면 하늘이 당신의 충직과 노고를 어엿비 여겨

천상의 보좌에 일찍 앉히고자 모셔간 것인가 봅니다.

 

그러나 황 시인이여,

당신과의 마지막 이별의 자리에 모인 우리들,

당신의 사랑하는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척과 친지, 시우(詩友)와 제자들의 가슴은

슬픔과 아쉬움으로 무너져 내립니다.

 

그 호쾌한 풍채에 서글서글한 미소며

무슨 음식이든 잘 자시던 그 먹성이며

무슨 말이든 재미있게 하던 그 입담이며

그 다감한 모습들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당신이 남긴 아름다운 시편들은 당신을 대신해서

이 지상에 오래 남아 세상을 밝히겠지만

당신이 떠나간 이 겨울 아침은

더 춥고 쓸쓸하고 적막하기만 합니다.

 

바라옵건대

이젠 지상의 모든 근심 걱정 다 놓으시고

하늘의 품에 안기시어 영락을 누리소서.

그리고 가끔은

천국의 언어로 쓴 당신의 황홀한 시를

지상의 꽃이나 새들의 노래에 실어 보내 주소서.

 


출처 : 시와 글벗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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