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 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 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곳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목숨
사랑은 닿지 않는 구름 이며 머물지 않는 바람 차지 않는 혼자 속에서 돈다.
| 이 시를 쓸 무렵 나는 한 아름다운 여인하고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가까이 갈 수 없는 두 사람 간의 거리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한 거리(距離)를 생각하면서 체념도 아니고, 사랑도 아닌, 그 사랑의 그리움 같은 나의 사랑철학을 생각해냈던 것입니다. 시는 이러한 ‘거리’에서 생겨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사랑과 사랑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꿈과 꿈 사이, 꿈과 현실 사이, 먼 곳과 가까운 곳 사이, 욕망과 현실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현재와 미래 사이, 그렇게 벌어진 그 사이, 그 거리에서 그리움이 생기고 시가 생겨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로 시는 그리움의 세계입니다. 그 끝없는 그리움을 추적하고 있는 세계입니다. 항상 아쉼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세계입니다. 꿈이 많은 인간들의 영혼은 항상 만족함이 없이 굶주리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굶주리고 있는 영혼의 갈망, 그것이 시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 아닐까 생각하는 겁니다. 인생처럼. (1992년 5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