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시학 여름호
착각의 시학 2014, 여름호 [한국의 화제 작가] 에 선정 되었다.
손순자 시인, 수필가 의 [한 달에 두 번은] 과 [가족이 된다는 것] 수필 2편이 수록되었다.
작가노트
중국 운남성, 차마고도, 오랫동안 꿈꿔왔던 여행이 현실이 되었다.
그곳에 가면, 대 자연의 품에 안기면 한 동안 쓰지 못했던 글이 쉽게 써 질것만 같았다.
큰 기대를 안고 떠났다.
하지만 여행길은 녹녹하지 않았다.
해발 2345미터, 말이 다니던 가혹한 길, 힘겨운 삶의 길, 굽이굽이 가파른 고갯길을 빵차 로 올라 차마고도 길을 걷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또 해발 4506 미터 옥룡설산 설봉에 올랐다가 겪은 고산증, 아무리 심호흡을 해도 숨이 막히는 듯 괴롭고,
심하게 차멀미라도 하는 듯 속이 메슥거리면서 결국 속엣 것을 모두 토해냈다.
그 후유증으로 다음날에도 ‘나시족’ 이 손으로 만들었다는 기념품을 산 비닐봉투를 함께 간 일행이
사진을 찍자고 해 사진을 찍고는 그 곳에 두고 오기도 했다.
시간에 쫓기고 부실한 체력으로 여행지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돌아왔다.
나흘 만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빗속에서 온 몸에 비를 맞으며 주인을 반기는 ‘앙쥬’ 를 보았다.
내 아이 둘 을 키울 때도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남편의 뜨거운 포옹을 본 적이 없었다.
먼 길을 돌아와서야 깨달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작고 사소한 기쁨들이, 글감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차마고도 여행의 기억은 가슴속에 꼭 꼭 묻어 두었다가 훗날 좋은 작품으로 완성 될 날을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