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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구이/박철언
白松/손순자 시인
2014. 2. 7. 11:57
갈치구이
시/ 靑民 박철언
마른 꽃 한 다발 만큼이나 작아진
쇠잔한 어머니를 안으면
되레 내가 우주에 안기듯
평안한 어머니의 가슴
아기 손 같이 작아진 당신의 손으로 톡, 톡
내 등을 두드리는데 가슴이 쿵 쿵 울린다
밥 대신 미음으로 연명하는 어머니를 병실에 두고
한 끼의 식사도 거르지 않는 우리
추억의 식당에서 꾸역꾸역 저녁을 먹다가
밥상위에 반듯하게 놓인 갈치 한 토막에 눈길이 머문다
턱, 가시가 먼저 목에 걸린다
꺼억 꺽, 자꾸 목에 걸리는 당신 때문에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저녁상을 물리고
계단도 없는 거리에서 달빛도 나도 휘청 거린다
어머니가 차려 주시던 밥상이 아닌 갈치구이에는
갈치는 없고 서걱이는 모래뿐
마른 꽃다발 같은 당신은 언제쯤 일어나
옛날 그 갈치구이 한 상 차리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