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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어머니/박철언
白松/손순자 시인
2013. 12. 30. 19:33
나의 어머니
시 / 박철언
어머니!
보내기 싫은 그 마음 들킬까봐
애써 잠든 척 눈 감은 볼에 비벼대고
다시 병상에 누이고 돌아서는 길
차창 밖의 쌓인 눈이 부신 햇살에
얼었다 녹았다 합니다
나무젓가락 같은 당신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것처럼
나도 허허로운 벌판 찬바람과
눈 속에서 벗은나무로 서 있습니다
무심히 달리는 초고속 기차처럼
어머니의 시간도 저리 빠르게 달리는지
오늘따라 유난히 지친 듯 수척해 보입니다
어머니!
가지 말라고 붙잡았다 놓았다 반복하며
매달리는 당신의 허허로운 눈빛을 뒤로하고
힘없는 손을 놓고 돌아오는 길
부서지는 이 마음 한 자락
나는 철없는 아이처럼 자꾸
어머니, 어머니를 부릅니다
아, 어머니!
언젠가 당신이 영 영 돌아올 수 없는 먼 길 떠날 때
나 또한 그렇게 당신을 잡았다 놓았다 하면서
보내야 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무너지는 가슴이 됩니다
세상 무엇과도 대신할 수 없는 당신의 그 이름을
오늘도 불러봅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