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골일기
독서신문에 게제된 시
白松/손순자 시인
2013. 9. 30. 13:27
어머니가 사는 법 | |||
손순자 무료 폐렴 예방접종 한다기에 어머니 모시고 보건소에 가서 앙상한 어깨 들춰내어 주사를 맞았다 다음은 기억력 알아보기 사시는 곳이 어디냐고 묻자 경기도에 사신지 수 십년 인데 “여 강원도 아니야요?” 하신다 오각형 겹친 것 그려 보라는 말에 연필을 쥔 손이 파르르 떨린다 한 번도 연필을 잡아 본 적이 없는 어머니 젊은 날엔 7남매 생일, 그 많은 제삿날도 모두 기억 하시고 지금도 전화기 너머 아들, 딸, 손주 목소리 모두 알아들으시는 어머니는 어머니 사는 곳! 거기가 어디인지, 오각형 그리는 일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 [이해와 감상] 인간의 삶, 그 진실 추구
“젊은 날엔 7남매 생일/ 그 많은 제삿날도 모두 기억 하시고/ 지금도 전화기 너머 아들, 딸, 손주 목소리/ 모두 알아들으시는 어머니는// 어머니 사는 곳!/ 거기가 어디인지/ 오각형 그리는 일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시인 손순자. 이렇듯 시의 흐름은 어쩌면 인간의 체온(體溫)을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전달시키는 새로운 사랑의 물줄기는 아니런가. 눈꼽만치도 숨김없는 깨끗한 표현에 의하여 비로소 인간의 내부 사고(內部思考)가 타인에게 액면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에즈라파운드(Pound, Ezra Loomis, 1885~1972)는 “최대의 문학이란 그 언어를 가능한한의 의미로서 채워넘치게 하는 존재다”(『How to Read』) 이렇게 그의 유명한 영국 문학론에서 꼬집어냈다. 그러면서 그가 마침내 이끌어낸 것이 영국 대시인 T.S.엘리엇(Elleot, Thomas Sterans, 1888~1965)였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