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책방 방송내용
손순자시집 《소요산연가》
방송시간: 《라디오책방》 2010년 1월 24일
MC : 김계월
GUEST : 석 화
ㅡ M ㅡ
M : 안녕하세요? 연변위성방송 라디오책방에 김계월입니다. 옛 글에 <<삼인행 필유아사야>>라는 구절이있죠. 세 사람이 걸으면 반드시 그중 나의 스승이 있을지어다 라는 그런 말이 되겠습니다. 이말은 늘 곁사람에게서 우수한 점을 찾아서 따라배우고 주변에서 훌륭한 요소를 섭취해서 자신의 결함을 시정하고 성숙의 일로에로 한걸음씩 나아가라는 말이겠죠. 좌우 그리고 앞뒤에 겸손한 눈길을 보내며 앞선이를 따라잡고 뒤진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낸다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올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삶의 좌우명이 되고 정신을 깨우쳐주는 한마디 명언, 말하자면 한자루 죽비가 되는 소중한 가르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역시 하나의 비유이죠. 우리 삶을 깨우쳐주는 소중한 말들은 흔히 이와 같은 비유로 이루어지죠. 그리고 이런 비유들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 내는것이 바로 시라고 하겠습니다. 자, 오늘도 시인 석화선생님을 저희들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함께 인사 나눕니다. 안녕하십니까?
G : 안녕하십니까?
M : 예 반갑습니다.
G : 예 반갑습니다 예.
M : 오늘은 논어로 인사드렸습니다.
G : 네, 공자님 말씀이죠.
M : 예, 아 정말 우리에게 큰 깨우침을 주는 그런 말이 아닙니까?
G : 소중한 말씀이죠?
M : 예, <<삼인행 필유아사야>>.
G : 세 사람이 걸으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을지어다. 참 소중한 말씀이죠.
M : 그렇죠. 아까도 이제 말씀드렸지만 우리의 삶의 좌우명이 되고 정신을 깨우쳐주는 이런 명언들, 또 한자루 죽비가 되는 소중한 가르침, 이 모든것이 하나의 비유로 이루어지잖아요?
G : 네, 비유의 말씀이라고 하겠죠?
M : 네, 그런 비유를 또 우리 시에서 아주 잘 담아내고 있는데 오늘 또 궁금합니다. 어떤 아름다운 시편들을 우리 애청자들에게 소개해주실지?
G : 네, 오늘은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한국, 한국시인의 시집 한권 소개하고자 합니다. 손순자시인의 시집인데요. <<소요산 연가>>,
M : 네, 제목이 참 아름답네요.
G : 네, <<소요산 연가>>, 이 손순자 시인의 이 시집은 124여페지에 달하느느 이쁜 책입니다. <<소요산 연가>> 이 시집은 모두 5개부분으로 나뉘여져있습니다. 제1부 <<환유나무 서있던 자리>> 제2부 <<두개로 쌓은 돌탑>> 제3부 <<여자, 산다는 것은>> 제4부 <<쇗골에 내리는 비>> 그리고 제5부 <<누구나 비밀은 있다>>
M : 네, 이 책이 모두 다섯개 부분으로 돼 있는데 부분마다의 제목이 정말 여성의 특유한 섬세함이 묻어나 있습니다.
G : 네, 그렇죠. 이 시집의 서문으로 김송배 시인이 쓴 <<모성애의 원류와 시적 형상화>>라는 글이 있고 해설로는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손희락 선생이 쓰신 <<페미니즘의식, 꽃피운 사랑의 확인>>이라는 평론문장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시의 표지에 시한편 적혀있는데요. 이 작품부터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M : 네, 좋습니다.
ㅡ Mㅡ
가을이 온다기에
열어 두었던 창을
단단히 닫아 걸었다.
다시는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대 기다리며
시름으로 돌아눕던 여름내
노랗게
물들어 버린 마음
한 점 바람으로
창가에나 머물다가거라
오래
머물 수 없을 바엔
ㅡ M ㅡ
G : 예, <<가을이 온다기에>>
M : 예, 이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한 편의 시였죠?
G : 예, 그렇습니다. 손순자시인의 시집 <<소요산 연가>>를 펼쳐보면 이와 같은 그 잔잔한 서정이 페지페지마다에서 굳히고 있습니다. 이시집의 서문을 쓰신 김송배 선생님도 이 시집의 성격을 여성성 그리고 모성애로 귀납하였는데요. 여기서 몇구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ㅡ M ㅡ
M : 현대시의 시정시는 인본주의의 보본이라고도 할수있다. 오늘 날 첨단문명의 편리함에 따른 단절된 의식의 정화는 불합리와 모순등으로 각박해진 우리의 정서를 회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인들은 저마다 정열과 시간을 투자하여 이를 수행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여기 손순자 시인이 상제하는 시집 <<소요산 연가>>는 오늘 날 시대적인 고뇌를 해소하고 인간본연의 사랑과 진실을 탐색하여 옳바른 메세지들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ㅡ Mㅡ
G : 예, 그렇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시집으르 펼치고 손순자시인의 시와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26페지에 담겨져 있는 작품입니다. <<펌프물을 추억하다>> 부탁드릴게요?
M :
ㅡ M ㅡ
펌프물을 추억하다
아주 오래 전, 나 어렸을 적에
흙먼지 뒤집어 쓴 아버지
자전거 끌고 지쳐 돌아오시던 여름
아득한 땅 속 저 밑바닥에 있어 보이지 않더니
어머니가 떠 주시는 한 바가지 마중물을 붓고
젖 먹던 힘을 다해 작두질을 하면
그때에야 비로소
한달음에 솟구치던 생명력!
아이들 힘겨운 작두질로 겨우 받아 낸
냉수 한 사발로 타는 목을 축이시고
고된 노동의 짜디짠 땀방울 씻어낼 때
덩달아 양동이에 넘쳐나던
아이들 웃음소리로 고된 하루를 살아내고,
깊은 수면으로 곤한 무게 내려놓으면
너무 오래 써서 닳아빠진 펌프도
그제 서야 몸을 쉬던 그 때,
자꾸 목말라 마시고,
허기져 마시다 보면
어느 새 마음까지도 의젓해지던
가난한 유년의 그 펌프 물로
7남매의 키를 키우고, 살을 찌우며
“물 한 방울도 아껴야 잘 산다”시던
어머니 그 말씀이 ‘진리’인 것을…
ㅡ Mㅡ
G : 네, <<펌프물을 추억하다>> 손순자시인의 시편들은 대체적으로 이 작품과 같이 넘치는 모성애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인 자신이 어머니의 역할속에서 재 발견하고 있는 어머니에 관한 애절함이 더욱 향치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죠. 손순자시인의 시적사유의 향방은 이와 같이 가정이라는 가장 근접한 공간에서 생성되고 이를 시로 형상화화는데 익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손순자 시인은 모성이라는 인간적 근원을 서정의 축에 설정하고 사랑의 표본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공감령역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것이죠. 이어서 이시의 표제로 된 작품 <<소요산 연가>>를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M :
ㅡ M ㅡ
소요산 연가
인생길
설렘의 정거장에 서서
동반자를 기다리던 스물 셋
그때,
그대를 만났습니다
사랑의 날개 펴고
소요산 아래 둥지 틀어
그대 품에 안겼을 때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에 젖었음을 고백합니다
사랑은
단둘이 해야만 하는 것
언제나 그 자리 머물러주세요
그대만이
살아가는 이유가 됩니다
ㅡ M ㅡ
G : 네, <<소요산 연가>> 참으로 그 첫사랑.
M : 아주 그 핑크빛 사랑이죠?
G : 그야말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M : 네 그렇네요. 거기다 잔잔한 랑만까지 묻어납니다.
G : 그렇죠? 이 시가 노래하고 있는 소요산은 아마 시인이 살고있는 고향이겠죠? 이 시집바로 뒤편에 샛골길에서 하는 작품이 담겨있는데요. 이어서 감상해보겠습니다.
M :
ㅡ M ㅡ
샛골길에서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마당 있는 집에
살게 된 것이 1년 남짓,
서울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컴퓨터를 켤 때
샛골길에 사는 사람들도 진지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고추 모종을 심고
감자를 캐고
푸성귀를 가꾸며
어느 누구도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습니다.
아파트살이보다 불편함도 많지만
소나무 가지에 매달려 새벽을 여는 새소리와
햇살이 마당 가득 곤두박질하는 아침,
온갖 꽃들의 마음을 여는 햇살의 사랑 때문에
기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ㅡ M ㅡ
G : 네, <<샛골길에서>>
M : 네, 그야말로 작은 일상의 행복을 하나라도 빠드리지 않고 꽉 잡으려는 그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 합니다.
G : 그렇죠? 이와 같은 일상의 작은 행복들이 모여 참 행복이 이루어진다는 말씀이겠죠? 계속하여 이 시집의 제4부에서 작품 한편 읽어보도록 하지요? <<무작정 눈물이 날때가 있습니다.>> 83페지에 담겨있는 시입니다.
M :
ㅡ M ㅡ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있습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본 날
비늘구름이 너무나 눈부셔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있습니다.
수 없이 뱉어 내는 상처의 말 이
서릿발 같은 위엄 때문이 아닙니다.
함께 있으면 시간이 달콤한 음악처럼 흐르고
순간의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순수하게 바라 볼 수 있는 그대
그 빛나는 순간들이 그저,
사랑이 아니어도
할 말 도 잊은 채
그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싶은 날
사소한 바람결 에도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습니다.
ㅡ M ㅡ
G : 네, <<무작정 눈물이 날때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소녀시절의 순수한 감정이 그대로 담겨있는 그런 담백하고,
M : 그렇네요. 네, 솔직하고 담백하고 거기에 잔잔한 감동까지 묻어나는 그런 한편의 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G : 예,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렇죠? 다음 작품은 <<여자가 깊어지는 나이>> 이렇게 제목한 시입니다. 아까 그 순수한 소녀가 이제는 성숙한 여자로 변신한 모습이 담겨있겠죠? 작품 부탁드립니다.
M :
ㅡ Mㅡ
여자가 깊어지는 나이
사랑은
삶의 예외라고 믿었던
세상의 모순에 눈뜨는 나이
평생 지니며, 꿈꾸며
가슴앓이하며
살아갈지도 모르는 한 사람
천천히 바라보는 나이
너무나도 선명한 기억
짜릿한 감각마저도
태연하게 삼켜
일상의 틈 속에 스며들게 하는 나이
ㅡ M ㅡ
G : 예, <<여자가 깊어지는 나이>> 이 시속에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있죠? 손순자 시인의 시집 <<소요산 연가>>에는 이와 같이 <<모성애의 원류>> 그리고 <<페미니즘의 의식>> 등등 여성성과 인간 본연의 사랑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회원이기도 한 손순자시인은 또한 우리 방송의 애청자이기도 합니다.
M : 네, 그렇죠. 우리 연변위성방송을 인터넷방송을 통해서 청취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정말 반갑더라구요. 저에게 또 책까지 보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G : 예, 그렇죠? 지금 오늘 함께 읽어보는 <<소요산 연가>> 그리고 또 수필집
M : 예, <<행복한 여자>>
G : 모두 감사하죠?
M : 네 그렇습니다.
G : 네, 그럼 손순자 시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손순자시인의 작품 한편 감상하겠습니다. <<가끔씩>>
M :
ㅡ M ㅡ
가끔씩
그대여
우리 가끔씩은 안부를 묻자
바람에 실어 보내거나
잔잔한 미소이거나
오랜 이별 뒤에 만나도
낯설지 않게
그대여
우리 가끔씩은 안부를 묻자
이 세상 의미를 두는 한 사람
손길 닿지 않는 곳에 있어
그 절망감으로 무관해져서
다시 모르는 사이가 되지 않게
ㅡ M ㅡ
G : 예, <<가끔씩>>
M : 우리 가끔씩은 안부를 묻고
G : 소식을 서로 전하며
M : 네, 정말 우리 서로서로 정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정말 우리의 인연을 끈끈하게 쭈욱 잘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G : 예, 그렇겠죠?
M : 예, 오늘도 또 좋은 시와 좋은 시인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G : 예, 감사합니다.
M : 라디오책방 오늘은 여기에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저희 라디오책방은 인터넷에서 다시 들으실수 있습니다. www.ybrt.cn 으로 들어오셔서 다시 듣기에서 라디오책방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뵐게요.
ㅡ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