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
우리집 고양이
2008년 4월 25일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는데
어디에서 배웠을까
누구에게 들었을까
저 혼자
태를 끊고...
제 새끼의 몸을
구석구석 핥아주고 젖을 물리는....
나흘 째 되던 날, 새끼들 젖 먹이느라
“나비야!” 하고 부르면 평소에는 겨우 “에~엥” 하고 대답만 하곤
얼굴도 안 내밀던 어미 고양이도 우유를 가지고와서
“나비야 우유 먹어”
하면 쏜 살같이 내려옵니다.
“새끼들 젖 먹이려면 많이 먹어야지” 하고 말 하고 몇 마리나 낳았을까?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우유 먹는 사이에 박스를 몰래 들여다보니
어미 닮은 새끼 두 마리와 노란 털을 가진 새끼 한 마리가
아직 눈도 못 뜨고 있습니다.
모두 세 마리,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세 마리 씩이나
낳았을까요?... 산고의 흔적도 없이
배내똥을 모두 핥아주고 새끼들을 정성으로 보살피는
어미가 된 고양이가 참 대견하기만 합니다.
우리 집 에는 고양이가 다섯 마리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만 해도 두 마리였는데 지난 4월25일 새끼 세 마리를 낳아 다섯 마리가
되었습니다.
먼저 있던 남매 고양이 중에 누나인지? 동생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여자 고양이가
새끼 세 마리를 낳은 것입니다.
먼저 어른이 되었으니 편의상 누나라고 하는 편이 낮겠네요.
아무튼 우리 집 노란 고양이 는 전에는 우유를 주면 어딘가에 있다가도 “나비야 우유 먹어”
하면 냉큼 달려와 맛있게 먹곤 하였는데 참 이상하게도 지 누나(회색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이후로는 왔다가도 지 누나가 먹는 것만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휑하니 다른 곳으로 가버리곤 합니다.
남자인데도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현관문 열리는 소리만 나도 어딘가에서 쏜살같이 달려와 미처 계단을 내려가기도 전에 저 아래에서 뒤집고, 눈만 마주쳐도 기분이 좋은지 그릉 그릉 소리를 내는가 하면 쉴 새 없이 졸 졸 따라다니며 ‘야옹, 야옹’ 거리며 밤 새 안부를 전하고 꼭 다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끊임없이 몸을 접촉합니다.
나도 덩달아 수다쟁이가 됩니다.
“나비야! 잘 잤어? 밥 먹었어? 에이 이 눈꼽 좀 봐라 깨끗이 세수 해야지.”
오늘은 새끼 고양이가 태어난 지 3주째 되는 날,
새끼 고양이들의 모습이 궁금해서 높이 얹혀져 있던 박스를 꺼내 햇살 좋은 잔디밭에 내려놓고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어느 새 많이 자랐네요. 눈도 뜨고 입맛도 다십니다.
햇살이 눈부신지 자꾸만 구석으로 얼굴을 파묻기만 합니다.
슈바이처 박사는 인생의 비참함을 벗어날 수 있는 두 가지 도피처는 바로 음악과 고양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나도 그들로부터 큰 감동과 즐거움을 얻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훨씬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