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자 시인의 자작시
猫 (고양이) 2
白松/손순자 시인
2008. 4. 29. 22:52
새끼들 젖 먹이느라
“나비야!” 부르면
겨우 “에~엥” 하고 대답만 하곤
얼굴도 안 내밀더니
우유 가지고와
“나비야 우유 먹어”
하면 쏜 살같이 내려 온다
“젖 먹이려면 많이 먹어야지”
우유 먹는 사이에 박스를
몰래 들여다보니
어미 닮은 새끼 두 마리와
노란 털을 가진 새끼 한 마리가
눈도 못 뜨고 있다
모두 세 마리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세 마리 씩이나
낳았을까?
산고의 흔적도 없이
배내똥을 모두 핥아주고 보살피는
어미가 된 고양이가 참 대견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