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松/손순자 시인 2008. 1. 8. 01:35
 

야미리

 

손순자 詩



아들만 여섯, 고단한 평생을 살면서도

언니의 조카딸을 공주처럼 여기시던

이 세상에 한분 밖에 안 계시던 이모

지난 토요일 잡아본 손 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어요.

영안실을 출발, 눈물로 찾아 가는 길

야미리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두 살 위의 언니와

비포장 길 덜컹대는 버스를 타고

‘백의리’ 지나서 잠이 들어 ‘운천’ 까지 가면

거꾸로 십리 길을 걸어오며 신작로의 딸기를 먹고

고무신 벗어 송사리 잡고 총싸움, 칼싸움 이야기로

유년의 일기장을 온통 채우던 어린 시절


지금도 저 눈 밭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 만 같은 내 작은 발자국

영원히 잊지 못할 이름

아늑한 풍경화 한편 남겨둡니다

야미리